ㅣ소소한 반전으로 꽉 찬 목조주택

오랫동안 생각을 아끼고 다듬어온 부부가 집을 지었다.

취향 한 스푼, 디테일 한 스푼 담다보니 어느새 실용성과 감성으로 든든하게 채워졌다.

중정으로 열린 창으로 밝고 벤치로 편리함을 더한 현관. 현관문은 도어락을 배제해 제작해 미니멀리즘 감성을 살렸다.

중정과 그늘정원을 감싸는 코너창 덕분에 공간에 여백의 미를 남긴다.

가전제품은 대부분 빌트인으로 깔끔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면서 상판은 칸스톤을 두텁게 적용해 무게감 있게 중심을 잡았다.

밖으로의 프라이버시와 안으로의 자유로움, 이를 뒷받침하는 성능

정돈된 필지에 각자 존재감을 드러내는 단독주택으로 가득한 용인의 한 주택단지. 그곳 코너 땅에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매스에 수평 쌓기와 수직 쌓기로 높이와 볼륨을 달리한 붉은 벽돌로 마감해 오히려 눈길이 가는, 마치 모범생 같은 인상을 주는 주택이 한 채 서 있다. 건축주 부부의 소중한 보금자리, 상평재다.

주택은 경사진 땅에 지하주차장을 품고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지하주차장 덕분에 주택은 도로에서 실제보다 더욱 규모가 커 보인다. 손님은 계단을 올라 정원을 통해 집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손잡이가 없는 독특한 현관문을 열면 아래로는 지하주차장, 위로는 2층을 잇는 계단을 마주하고 왼편으로 주방과 식당, 거실을 하나의 볼륨으로 합친 공용공간을, 오른편의 게스트룸을 만나게 된다. 2층에는 부부 침실과 욕실, 개인 작업실 및 취미실 등 프라이빗한 공간이 놓였다. 전반적으로 공간은 화이트 톤의 벽면과 페인트 도장과 자연스러운 나무무늬가 내추럴하게 어우러지는 가운데 주방 시설이나 조명, 방문, 가구 등의 작은 단위에서 미니멀한 디테일을 녹여냈다.

창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2.7m에 이르는 층고를 꽉 채우는 시스템창호와 코너창을 적용해 정원과 풍경을 더욱 시원스레 담는다.

널찍한 석재데크와 자갈, 이끼로 정원을 구성해 정원에 대한 관리 수요를 줄였다.

날씨에 구애받지 않는 중정과 그 안에 조성된 그늘정원.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대지면적 : 242㎡(73.20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115.82㎡(35.03평)

연면적 : 283.03㎡(72평)

건폐율 : 47.8%

용적률 : 80.1%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0.6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하 - 철근콘크리트 / 지상 - 경량목구조 외벽 2×6 구조목, 지붕 2×12 구조목

단열재 : 외벽 - 미트하임 투습형 단열재 200T(6주 숙성) / 내벽 - 셀룰로오스 140㎜, 285㎜(지붕)

외부마감재 : 외벽 - 적고벽돌 스무스 / 지붕 - 포스코강판 알루미늄 징크

담장재 : 철제 난간(제작)

창호재 : 이건창호 82㎜ PVC 독일 시스템창호(U=0.8W/㎡k), 47㎜ 삼중유리(로이코팅)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열회수환기장치 : ZEHNDER ComfoAir Q450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열

전기·기계 : ㈜씨엠비젼전기통신

설비 : ㈜유진설비

조설계 : 엠구조설계

감리 : 세성건축사사무소

설계·시공 : 필로디자인건축 / www.design-philo.com

INTERIOR SOURCE

ZOOM IN : 공학목재의 사용

목조주택에서 코너창과 긴 경간은 구조적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한 사항들이다.

이에 공학목재와 특수 철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경간 한계를 극복했다.

주방과 다이닝, 거실은 하나의 공간으로 엮고 시선의 끝에도 큰 전창을 두어 시원스럽다. TV가 놓인 벽면에는 긴 천연 대리석 선반을 두어 주방과 일체감을 이룬다.

2층 복도와 계단실. 계단판은 집성 판재 대신 오크 통원목을 사용해 더 자연스러운 질감을 살렸다.

2층 아내의 작업실 겸 서재. 건축주 부부는 취미실 만큼은 각각 자기만의 방을 갖기를 원했다.

실내는 다락을 따로 두지 않는 대신 전반적으로 층고를 2.7m로 높였다. 여기에 건축을 진행한 필로디자인건축의 이성호 소장은 “개방감과 세련됨을 연출하고자 구간별로 전체적인 천장 높이와 창호, 방문 등의 높이를 통일시켰다”며 “시선의 거슬림을 줄이고 기능적 디테일을 결합, 활용도를 높일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저에너지 주택으로서의 기본적인 성능에도 충실했다. 주택은 셀룰로오스 단열재에 외단열, 충분한 기밀과 열회수환기장치 등으로 자체 계산 에너지 성능 약 3.8ℓ를 달성하기도 했다.

건축주 부부에게 ‘주택에서의 삶’은 힘들고 지칠 때 한 번씩 떠올리며 힘을 낼 수 있었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룬 지 4개월째인 부부는 집을 짓기까지 3년에 걸친 기다림과 1년여의 설계 기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해 원하는 것과 취향을 명확하게 다듬었다. 여기에 더해 전문가와의 충분한 논의로 끌어낸 설계가 순조로운 건축과정과 지금의 만족스러운 주택 생활을 만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요소요소에 대해 즐거운 듯 소개하는 부부의 표정에서 집에 대한 자부심과 만족감이 전해지는 듯했다.

상평재의 인테리어 포인트

· 취미실 방음재

영화와 음악감상 등 여러 가지 활동이 이뤄지는 취미실은 방음 처리가 의외로 중요하다. 마블 흠읍재, 차음 석고보드, 접착식 차음판 등 3중으로 방음 시공했다.

· 도어 디테일

무게 140kg에 달하는 얇은 문을 부드럽게 다루기 위해 개당 70kg를 지지하는 히든도어 헤펠레 하드웨어와 외산 시건장치, 자체 제작 미닫이 손잡이를 적용했다.

· 프레임 없는 매립조명

조명은 보통 마감 끝나고 설치해 타공면을 가리는 틀이 필요하지만, 처음부터 매립을 전제로 타공과 마감을 해 더 미니멀한 조명을 깔끔하게 설치할 수 있었다.

업무용 공간 겸 서재. 바로 옆에 테라스가 있어 가끔 바깥 공기를 쐬며 쉬기에도 좋다.

취미를 위한 멀티룸은 간살도어로 공간을 구분하고 스크린 자리를 미리 확보해 설치했다. 여기에 미리 방음 시공을 해 집 안 소음에도 대처했다.

수면 용도만 남기고 다른 요소들을 모두 걷어낸 안방.

실 자체는 하나지만, ㄱ자 형태로 꺾여있어 목욕과 간단한 세면의 영역을 분리해 활용하는 욕실.

욕실 벽면은 미장마감재를 적용해 독특한 느낌을 연출했다.

TECH POINT

: 상평재에 적용된 저에너지 주택 디테일

A - 기초부터 벽체까지 단열 확보 : 저에너지 주택 단열은 고효율 단열재 확보와 함께 전체를 감싸는 것이 중요하다. 상평재는 기초부터 습기에 강한 압출법보온판을 적용하고, 벽체는 재활용 종이 소재에 난연 성능을 강화한 친환경 셀룰로오스 단열재를 사용했다.

B - 소재간, 개구부, 벽체 기밀작업 : 높은 기밀 성능은 꼼꼼함이 필요한 지난한 작업이다. 기초와 벽체, 창호와 벽체, 파이프나 케이블 등의 크고 작은 개구부는 물론, 벽과 벽이 만나 꺾이는 모든 부분에 기밀테이프 등으로 보강해줘야 한다.

C - 공간별 환기량 분석에 기반한 열회수환기장치 : 높은 기밀성능은 열회수환기장치의 환기가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실내 공기를 환기하면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열회수환기장치는 공간별 면밀한 환기량 계산과 배치를 통해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

D - 외부전동블라인드와 일사량 조절 : 일조량 조절도 에너지 효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태양광은 실내에서 차단하는 경우 열은 그대로 실내에 남아 외부에서 차단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평재의 경우 남향과 동향의 큰 창에 외부전동블라인드를 적용했다.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제공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 집 -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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