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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인상으로 건축비를 더 올려 달래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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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는 주택 건축분쟁 Q&A_ 마지막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수준으로 오르는 건축 물가.

공사를 포기할지, 대금을 올려줄지의 어려운 

고민 속에서 건축주는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까.


건축비가 오를 수밖에 없는 전 지구적 흐름
: 코로나, 물류, 전쟁, 그리고 전망
건축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수년 전부터 건축 물가 상승이 이미 상당했는데, 올해는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건축이 이뤄지는 기간에도 시공사가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가가 오르고 있고, 실제로도 건축비와 관련한 많은 갈등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건축주에게는 당연한 고민거리지만, 시공사도 건축 물가 상승 압력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가 경영상 판단의 가장 큰 현안일 정도다.
건축주에게도, 시공사에게도 골치아픈 이 건축 물가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생각해봐야 할 것은 먼저 ‘계속 오를지의 여부’다. 물가를 계속 끌어올렸던 원인 중 하나가 코로나19 상황이다. 코로나로 인해 공장이 멈추고 물류가 경색됐다. 전 세계를 무대로 세계 곳곳의 원료와 상품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특정 지역에는 기항을 못 한다던지 하면서 수요와 공급의 부조화를 발생시켰다.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는가 싶을 때는 화물량이 폭증해 운송비가 올랐다. 게다가 이제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진 전쟁으로 곡물과 에너지 비용이 오르면서 건축 물가도 함께 끌어올렸다.
시간이 지나면 물가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자원의 무기화, 세계화의 해체와 진영화 등 경제 안보 논리가 대두되면서 이런 현상은 오히려 고도화되고 있다. 수십 년간 형성되어온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이고, 당분간 이 과정에서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공사, 중단할 것인가, 협상할 것인가 1
: 마진율 내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물가 상승률

물가는 항상 요동칠 수 있다. 시공사에서도 처음 계약했을 때 확보한 마진율이 있을 것이고, 보통은 그 안에서 어떻게든 현장을 관리해 공사를 완성하고 대금을 받고 정산한다. 그래야 하는데, 물가 변동 폭이 통상적인 상황을 벗어났다. 많은 현장에서 이제 ‘공사 마진율 안에서 물가 상승을 어느 정도 감내하는’ 수준은 넘어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건 시공사에만 닥친 문제가 아니다. 건축주에게도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결정해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시공사는 공사를 타절(중도 포기)해야 할지, 건축주는 시공사의 변경계약 요구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용인할지에 대해서 말이다.

우선, 건축주들은 지금의 이 물가 변동 상황이 ‘시공사의 마진율을 벗어나는 수준’까지 갔다는 현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흔히들 건축주는 시공사가 여러 형태로 속된 표현으로 ‘남겨 먹는다’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방지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하지만, 요즘 시공사들 상당수는 이익이 줄어드는 것을 넘어서 ‘이 공사를 타절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면 할수록 손해가 커진다’는 상황이라는 데 생각을 공유하고 있을 정도다.


공사, 중단할 것인가, 협상할 것인가 2
: 타절 이후의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들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결국 공사 타절을 결정했다면, 건축주는 타절로 인한 상대방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있지만, 공사를 일방적으로 타절할 수 있다(민법 제673조). 다만, 공사 계약을 해지할 때는 상대의 귀책 사유를 가지고 해지하는 게 원칙이다. 시공사는 건축주와 달리 일방 타절이라는 개념이 없기도 하고 법 조항을 적용할 수도 없다. 다만, 시공사가 공사를 중단했을 때 건축주도 재촉하는 것 외에는 공사를 강제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어 시공사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고만 할 수는 없다.

건축주는 결국은 본인의 공사다. (공사비) 변경계약 등의 협상이 막혀 공사를 타절하고 계약을 해제했다고 할 때 보통은 원활히 끝나지 않고 소송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 그 과정에서 기성률(공사 진행률)에 대한 감정이나, 수급인(시공사나 하청업체)이 받은 대금이 기성에 못 미쳐 유치권을 행사한다든지, 이미 확보해 쌓아놓은 자재의 대금 등 이런 것들에 대한 처리 등 법률적인 후속 문제가 생기게 된다.

시공사에서 얼마간의 공사비 증가와 관련한 변경계약이 들어오면 합리적인 선에서는 협의를 고려해야지, 무조건 타절하고 저렴한 금액에 다른 시공사와의 계약만을 고집한다면 쉽지 않은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 물가 변동이 특정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저렴하게 들어올 새 시공사를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타절과 후속 법적 문제로 공사 중단 기간이 길어지면 공사 재개 시 건축적 문제가 커질 수 있다. 공사가 완료에 다다를수록 건축주는 타절하기는 더 어려워진다. 등기필증을 비롯한 각종 건축 필증을 받아야 세입자를 모집해 보증금을 확보하거나 대환 대출을 비롯한 자금 순환을 기대할 수 있는데, 이는 시공사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사비와 물가 연동의 어려움
: 민수공사와 관급공사의 차이

시공사에서는 원하는 수준으로 건축주가 증액 변경을 시켜주면 가장 좋을 것이다. 하지만, 물가 변동을 이유로 변경 청구할 권리가 민수공사에서는 보통 없다. 이건 관급공사와 민수공사와의 차이이기도 한데, 관급공사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물가 인상분을 반영해주는 반면, 민수공사는 무분별한 추가 비용을 막기 위해 물가 변동을 인정하지 않는 것을 특약 조건에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건축주대로 ‘건축 물가가 내린다고 시공 비용을 내려주지는 않으니 물가대로 올려주는 것은 손해’라고 생각하며 협조하지 않는 일이 많다.


모두가 얼마간 감내해야 할 건축 환경
: 어려워진 건축 여건 속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뾰족한 수는 없지만, 일단 건축주는 현재 건축 환경에서는 공사비가 어느 정도는 증액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이런 고민은 시공사도 마찬가지다. 시공사도 원청으로서는 각 세부 공정의 하청 회사와의 관계에서 건축주와 똑같은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분쟁은 건축주-시공사 갈등보다 시공사-하청회사와의 갈등 빈도가 더 잦은 편이다.

합의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보통 건축비와 관련한 계약 변경은 제3의 중재 기관이 따로 있지도 않다. 건축주가 [공사를 타절하지 않고 완성할 때의 이익]과 [타절해서 새 시공사를 찾아 완성할 때의 이익]을 비교해서 그 안에서 결정하고 협의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 만약 타절을 결정했다면 최대한 빨리 공기를 마친다는 것을 전제로 해서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물론, 타절한다고 해서 다른 시공사를 통해 더 싸게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여러모로 집이나 상가 등 건축이 필요한 건축주나, 그것을 이뤄내는 시공사나 요즘은 모두 쉽지 않은 시기다.

 2019년 2월호부터 진행해온 <알고 보는 주택 건축분쟁 Q&A>는 이번 호로 연재를 마칩니다. 건축 주체들의 건전한 상호 발전을 위해 바쁜 현업 속에서도 성실하게 연재를 이끌어주신 법률사무소 집 원영섭 대표 변호사, 허종택 변호사께 지면을 빌어 감사를 드립니다.
변호사_ 원영섭



서울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사법고시를 합격하여 10년 넘게 건축 로펌인 법률사무소 집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앙대학교 건설대학원 겸임교수로 출강하고 있고, 연세대학교, 광운대학교, 서울시청 등에서 강의를 하였다. 중앙대학교 건축공학과 박사를 수료하였으며, 건설관리학회의 고문변호사이다. 저서로는 ‘건설부동산법률 실전 사례의 종결’이 있다.  


출처 '월간 전원속의 내집 -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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